Owl-Networks Archive
| 분류: 정리된 생각 | 최초 작성: 2011-11-19 02:22:41 |
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자막제작자 녀석이 드디어(?) 한 소리 하고 나섰다. 새로 잡은 작품이 예상 외의 인기(?)를 끌면서 덤으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반갑지 않은 손님들까지 따라들어오신 모양인데, 자막이 늦게 나온다고 자막을 독촉하는 방문자들이 생긴데다, 자막이 늦는다는 이유로 인격모독 발언을 서슴지 않는 방문자까지 있는 모양이다. 무슨 빚 받으러 온 채권자도 아니고.
요즘이야 그런 일로 시달릴 일이 별로 없지만, 나도 인터넷상에 이것 저것 만들어서 공개해 온 입장에서, 사실 그 녀석의 속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슨 갑-을 관계도 아닌데 이것저것 요구하고 따지고 드시는 분들 덕에, 속이 시꺼멓게 탔던 적이 두어 번 정도 있으니... 그런 이유로, 평소에 많이 생각을 하던 주제이기도 해서, 마침 계기도 생겼고 하니, 또 한번 내 생각을 풀어놓아볼까 한다. 일단 먼저,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가 풍파에 망가져가는(...) 모습을 한 차례 조감해 보고,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풀어보도록 할 것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Internet Contents Creator/Provider,). 이렇게 라고 하면 무언가 거창해 보이는데, 사실 별 대단할 것도 없다. 인터넷 상의 공간에 자신의 창작물을 공개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다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다. 창작물이 무엇인지,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었는지, 금전적인 대가를 받는지 여부는 전혀 관계 없다. (오히려, 금전적인 대가를 받지 않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겠다. 영리목적의 회사가 아니라면.) 인터넷상에 그림, 음악 등을 만들어 공개하는 사람, 외국어로 된 컨텐츠를 번역해서 공개하는 사람, 유용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공개하는 사람 등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블로그에 잡문을 끄적이는 사람일지라도 그것을 이용하는-읽는-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부류의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전혀 금전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는(혹은 얻고 싶어하지 않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 사람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개인마다 그 동기와 목적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개인적인 공부를 위해서, 미래의 직업을 위한 사전 준비로써, 단순한 개인적인 만족/보람을 위해,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그냥 유명해지고 싶어서 등등 백이면 백 그 동기는 제각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이든,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유무형의 결과물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해 놓았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의 봉사 마인드가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하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는 모두 "제작자"로 줄여서 쓰도록 하겠다.)
이제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가 인터넷상에 등장하면서부터, 이들이 처참하게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조감해보도록 하겠다. 글이 조금 도발적일 수는 있지만, 누구나 크든 작든 결국 겪게 되는 일이어서 가감 없이 적기로 한다.
제작자라면 누구나 시작은 그러했을 것이다. 인터넷상에 공개된 자신의 컨텐츠를 누군가 이용하고 - 즐기고 -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가 큰 일을 한 것 같은 보람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컨텐츠 이용자들이 늘어가면서 어느 수준까지는 제작자도 신바람이 난다. 이용자들로부터 듣게 되는 격려와 감사의 말은 그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된다.
그러나, 그런 즐거운 시절은 생각보다 오래 가지 못한다. 자신의 컨텐츠를 이용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해야 할 일도 하나둘 늘어간다. 여러 가지 요구들이 줄을 잇기 시작한다. 새로운 컨텐츠의 제작 요청, 기존 컨텐츠의 개정 요구, 이용자의 개인적인 요망사항 등. 처음 몇 번이야 조금 무리한 부탁이라도 즐겁게 들어줄 수 있다. 그러나 웬걸. 차츰 늘어나는 갖가지 요구사항들은 점점 부담으로 쌓이기 시작한다. 여가선용의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 점점 본업을 잡아먹기 시작하고, 처음엔 그저 고맙기만 하던 컨텐츠 이용자들이 점점 스트레스의 원인요소가 된다. 제작자의 사정 따위 안중에도 없는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컨텐츠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혹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듣기 싫은 소리를 풀어놓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욕설이 오가고, 싸움이 벌어진다. 이런 루프가 몇 번 반복되고 심화되면,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지친 제작자는 그동안 공개했던 모든 자료를 지우고 인터넷 세상을 등지게 된다. 이로서 또 한 편의 비극이 완성된다.
사실 대부분의 무료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들의 작업의 동력은 나의 작업물이 누군가에게 도움(즐거움)이 되고 있다는 보람과 자부심일 것이다. 아무리 본인의 만족을 위해 작업을 한다 하더라도, 이런 부수적인 감정이 없다면 일을 계속해나가기 쉽지 않다. 그러나 어느 순간, 밀려드는 여러 가지 요구들은 이런 "봉사"를 "무보수 노동"으로 만들어버리곤 한다. 이용자의 요구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개인 시간을 쪼개 가며 무언가를 진행하다 보면,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류의 생각에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이렇게 여가활동이 "무보수 노동"이 되는 순간, 그 컨텐츠는 생명력을 잃게 된다.
대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들은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아마추어인 경우가 많다. (일부 프로페셔널들이 자신의 여가선용을 위해 이런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이 논지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 컨텐츠는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기보단 어딘가 부족한 점이 보이는 그런 결과물인 경우가 보통이다. 인터넷 세상은 넓고, 특정한 분야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인지라, 종종 컨텐츠 제작자에게 컨텐츠의 부족한 점이나 잘못된 점, 개선해야 할 점을 피드백해 주는 이용자들이 반드시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이런 피드백은 대개는 제작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대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묘한 고집이 있게 마련이라, 스스로의 의지로 작업한 결과물이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이런 단점을 수정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쟁이 근성" 이라고 부른다.) 그것이 자신이 파악하지 못한 단점이라면 더욱 그러한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컨텐츠의 완성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제작자의 만족도 역시 상승곡선을 탄다. 그 반사적인 이익으로서 컨텐츠 이용자 역시 질적으로 더 나은 컨텐츠를 이용하게 되는 선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인데,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익명성 속에 숨은 일부 컨텐츠 이용자들의 악의적인 피드백이 하나둘씩 섞여드는 게 문제이다. 뭐 하나 생산적인 내용은 없는, 비난으로 시작해서 비난으로 끝나는(예쁘게 표현해서 그렇지, 실상은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피드백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제작자는 "내가 뭣 때문에 이런 욕 들어먹어가면서 이 짓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백 개의 격려와 도움이 되는 충고가 있더라도, 그 사이에 섞여 있는 한두 개의 악의적인 비난에 전체가 묻혀버리는 것은 제작자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이렇게 점점 제작자는 회의주의자로 변해간다.
제작자와 이용자가 갈등을 빚게 되는 표면적인 요인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으로 인한 갈등, 컨텐츠의 낮은 질로 인한 갈등, 기타 이용자와 제작자 사이의 인간적인 갈등 등 참으로 다양한 형태로 갈등이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갈등은 하나의 핵심적이고도 근본적인 요인으로 수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특별함"을 둘러싼 서로간의 어긋남이다.
대부분의 컨텐츠 이용자들은 컨텐츠 제작자에게 있어 자신이 특별한 존재이길 바라며, 또한 자신이 실제로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에게 발생한 문제는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커 보이게 마련이고, 그런 자신을 위해서 컨텐츠 제작자가 무언가 해결 방안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해결이 되어야 한다. 꼭 나 혼자에게만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 결과, 해결이 늦어지거나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안 좋은 감정이 생기는 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제작자의 입장은 다르다. 어떤 한 이용자는 자신의 컨텐츠를 이용하는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일 뿐이며, 그 결과 그 사람은 제작자에게 있어서 전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컨텐츠 이용자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하더라도, 제작자에게 있어서 그 문제는 자신의 작업 목록에서 반드시 높은 우선 순위를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 그 일이 아니라도 이미 수없이 많은 문제가 제작자를 괴롭히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와중에, 특정 이용자로부터 자신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싫은 소리를 듣는다면 제작자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제작자는 오히려 그 문제의 해결을 가장 후순위로 밀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 것이다.
이런 어긋남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하다. 이는 당사자들의 지적 수준이나 양식과도 그렇게 큰 관계는 없어 보인다. 아니, 모든 것을 알고 이해하는 사람일지라도, 이런 경우를 당하면 "머리로는 이해하나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불만이 일방이건 쌍방이건 표출되는 순간 갈등은 표면화된다.
이 얽힐대로 얽혀버린 실타래를 어디에서부터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 일단 제작자가 직업적으로 (갑-을 계약관계를 맺고) 금전적 대가를 받으면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애초에 컨텐츠를 공개한 것도 단지 봉사일 뿐, 그것으로써 어떤 권리의무 관계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설사 그 사람이 그 분야에 있어서 프로페셔널의 지위를 점하고 있는 자일지라도, 그가 어떤 대가를 받고 제공하는 컨텐츠가 아닌 이상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컨텐츠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이용자가 컨텐츠를 이용하는 데 장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제작자에게 이를 해결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며, 이용자가 어떤 요구를 한다 하여 제작자가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도 없다.
물론 앞에서 잠깐 내비친 바 있지만, 대개의 제작자들은 묘한 "쟁이 근성"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인 이상, 자신의 컨텐츠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자신이 가능한 한도 내에서는 어떻게든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묘한 고집이지만, 많은 컨텐츠 제작자들에게서 거의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특성이다. 그래서 보통은 이용자에게 일정한 피드백을 받길 원하고, 또 그러한 소통으로부터 즐거움과 보람을 얻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제작자의 일반적인 속성이라는 것이지, 이로부터 제작자가 "반드시"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수용해야 한다거나, 질적으로 일정 이상의 수준을 갖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의무를 도출할 수는 없다. 제작자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다거나, 컨텐츠의 질이 수준 이하라고 하여 컨텐츠를 이용하려는 자가 제작자를 비난할 권리는 없다. 단지 해당 컨텐츠를 사용하지 않으면 될 뿐이다. 누가 그 컨텐츠를 꼭 쓰라고 강제라도 하던가?
물론 컨텐츠 이용자의 비판할 자유를 틀어막겠다는 것은 아니다. 사용해 본 컨텐츠가 수준 이하라거나, 어떤 문제점이 있을 때 이를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일반적인 언론자유로서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제작자를 인격적으로 비난하거나 모욕할 자유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어떤 컨텐츠를 이용할 "권리"나, 어떤 컨텐츠를 이용해야 할 "의무"가 없는 이상, 본인이 그 컨텐츠를 사용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해당 컨텐츠를 비난하고 싶다면 그 비난은 비난하는 자 스스로 정당화시켜야 한다. 제작자의 인격권과 공익이 조화를 이루는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유 있는 비판이라면 그런 비판은 얼마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을 넘는 일방적인 비난과 모독은 제작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행위로써, 그 수준에 따라서는 당사자가 민형사적인 책임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착각하지 말자. 어떠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로부터 반드시 그러해야만 하는 당위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논증을 필요로 한다. 제작자가 어떤 컨텐츠를 공개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그에게 어떤 의무를 지울 수는 없다. 거창하게 "네티즌과의 약속" 운운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사실은 왜 내가 원하는 시기에 컨텐츠를 이용할 수 없느냐는 지극히 사적인 불만에 불과하면서, 왜 그렇게 애써 포장하나.
사실 제목이 부적절하다. 제작자가 무슨 물건도 아닐진대, 사용설명서 운운하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짓이나 마찬가지이다. 너무나 잘 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목을 단 이유는, 최소한 이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지켜줘야만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강조의 의미에서이다. 이 정도도 서로간에 지켜주지 않으면 어느 사이엔가 몸과 마음이 고장나 있는 제작자를 보게 될 것이다. 블로그 폐쇄는 기본 옵션으로 따라오겠지. (^^)
제작자는 컨텐츠 제작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단지 여가선용으로써 하고 있을 뿐이다. 이 것 아니라도 안 그래도 바쁘다. 시간이 나더라도 쉬어야 할 때가 있다. 무슨 원고 마감 독촉하는 편집장처럼 왜 다음 컨텐츠가 안 나오냐고 독촉해 봐야 안 나온다. 성격 나쁜 제작자라면 오히려 이로 인해 그 일을 한없이 후순위로 밀어놓을지도 모른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당신은 절대로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You are not special. 컨텐츠를 독촉할 권리 같은 건 당신에게 없다.
무리한 요구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문제가 있다면 제작자에게 피드백을 하는 것까지는 좋다.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는 것들도 좋은 피드백 거리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에 대해 제작자에게 어떤 행동이나 답변을 바라지 말라는 것이다. 웬만큼 명예감정이 있는 제작자라면 들어온 피드백을 그냥 보아넘기지 않는다. 독촉하고 요구하지 않아도 안 그래도 짬짬이 머리 싸매고 고민 중일 것이다. 아니면 말고. 아니라도 할 수 없다.
보통의 경우 그 컨텐츠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대체할 만한 컨텐츠가 어딘가에 있게 마련이다. 부족한 점을 피드백하는 것을 넘어서 인신 공격을 퍼부을 권한은 당신에게 없다. 아무리 질적으로 부족한 컨텐츠라도 집어 치우라고 말할 권한도 없다. 피드백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조용히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란 말이다.
누군가는 그레샴의 법칙 -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 을 들어 질 낮은 컨텐츠를 공격하곤 한다. 이 사람이 이런 질 낮은 컨텐츠를 만들지 않았으면 다른 누군가가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들었을 텐데, 이 사람이 이런 것을 내놓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더 좋은 것을 만들 생각을 안 한다는 논리다. 참으로 엉뚱한 데다 화풀이를 하고 있다. 이 사람이 안 만든다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으며, 게다가 대체물이 있다 하여 그것의 질이 원래의 그것보다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런 분들이 주로 하는 생각이 "너 아니라도 할 사람 많다." 다. 글쎄? 진짜로 할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이렇게까지 말하고 싶진 않지만, 본인이 능력이 있다면 한번 직접 해 보시라.
정당한 비판도 듣지 않는 제작자, 있을 수도 있다. 대개는 속이 좁은 인간이거나, 아직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였거나, 혹은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다. 어떤 유형이든, 어차피 무슨 말을 해도 안 들을 사람이니 공연히 힘 빼지 말자. 감정적 비난과 인신공격이 등장하는 순간 조용하던 게시판은 싸움판이 된다. 여러 사람 피해주는 짓이다. 싸움 구경이 재미있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르지만, 싸움 구경이 짜증나는 사람도 세상엔 많다. 어떤 사람은 열심히 제작자의 블로그나 공식 배포 페이지에까지 찾아와서 작정하고 싸움을 일으키는데,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다. 이건 아예 인터넷 세상의 사회악이다.
인터넷 생테계에 컨텐츠가 없다면 인터넷이 존립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넷 컨텐츠 제작자들은 인터넷 생태계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의욕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어야만 인터넷이 풍성해지고, 이용자들의 효용 역시 증가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인터넷 세상은 절대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당신이 항상 인터넷 컨텐츠 이용자이기만 할 것 같은가? 인터넷의 특성상 당신도 언제라도 컨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역지사지의 사고를 하지 않으면 언젠가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 태그: 컨텐츠 사용자, 컨텐츠 생산자,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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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per 님께서 2011-11-20 23:34:09 에 작성해주셨습니다.
정말이지, 감사 댓글을 못달망정 독촉 댓글 달려있는거 보면 괜히 제가 더 화나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자막 잘보고 있다고 대신 좀 전해주세요 (퍽퍽)
⇒ 부엉이 님께서 2012-02-08 21:50:30 에 답글을 작성하셨습니다.
그냥 마구 덧글을 질러대고 다니는 사람들이 요즘 너무 많아졌어요.
기본적인 예의는 다 어디다 팔아먹고 다니는건지..
뭐 그 녀석 요즘 이런저런 일 때문에 몸이 세개쯤 되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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