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wl-Networks Archive
| 분류: 여행 및 모임 후기 | 최초 작성: 2012-06-08 11:29:54 |
시험을 코 앞에 두고 이게 무슨 짓인가 싶지만, 며칠 전에 응시했던 동부CNI 면접에서 당당하게 불합격(..)한 충격도 조금 추스를 겸 해서, 1년 전부터 벼르던 선자령 풍차길의 트래킹을 다녀왔다. 원래 6월 3일 일요일에 다녀올 예정이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에 강원도 지역에 낙뢰 특보가 뜨는 바람에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모든 등산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이 바우길 1구간(선자령 풍차길)은 정상 능선을 따라 이동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트래킹 중 낙뢰를 만나면 매우 위험하다. 따라서 일기예보상 강원도 지역에 낙뢰나 강한 소나기 특보가 있는 경우에는 트래킹을 절대 피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기상변화에 대비하여 비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우의 정도는 꼭 챙겨야 한다.
총 길이 약 12KM 정도의 코스로, 구 대관령휴게소에서 출발하여 선자령을 거쳐 다시 구 대관령휴게소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이다. 길은 그다지 험하지 않고, 특히 선자령에서 하산하는 구간은 산 정상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오는 코스여서 그다지 어려울 것이 없다. 오르는 길의 경우 처음 부분과 선자령 직전 구간이 조금 가파르지만 그 외 구간은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일부 구간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참고.
서울 지역에서 당일치기도 가능하며,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버스(동서울 출발 장평/진부/횡계 경유 강릉행, 횡계 하차)를 이용할 수 있다. 첫 차가 6시 30분경에 있으며, 대개 30-40분 정도에 한 대씩 있다. 당일로 일정을 잡겠다면 가급적 8시 이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는 것이 여유를 갖기에 좋다. 전산상 소요시간은 동서울~횡계 간 2시간 30분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장평 및 진부에서의 대기 시간 때문에 2시간 40분에서 2시간 45분 정도가 소요된다. 요금은 13,800원(2012년 6월 현재).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관령휴게소까지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터미널 바로 건너편에 택시 승강장이 있으며, 요금은 7500원에서 8000원 정도(2012년 6월 현재)가 나온다. 트래킹 후 다시 택시를 이용하여 횡계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야 하므로 들어갈 때 이용한 택시의 기사님께 명함이나 전화번호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다만 하절기 주말의 경우에는 횡계 대신 강릉으로 나가는 시내버스가 하루 2회 운행하므로 이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이 글의 제일 끝에 있다.)
이 구간은 바우길 1구간과 2구간(대관령 옛길)이 공유하는 구간이다. 대관령휴게소에서 양떼목장에 이르는 구간이 전체 구간을 통틀어 보아도 가장 가파른 축에 드는 구간이므로, 몸이 조금 덜 풀렸다면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이동하는 것도 좋겠다. 양떼목장의 울타리를 따라가면서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가고, 곧 1구간과 2구간의 분기점인 풍해조림지 표지판이 나타난다.
바우길 1구간의 코스 대부분은 선자령 등산안내도의 코스와 겹치지만, 그 동선이 서로 다르므로(거꾸로 돌게 된다), 바우길 표식 및 바우길 1구간 표지판을 따라 이동한다.
풍해조림지를 지나면 내리막과 오르막이 교차한다. 가파르지 않으므로 숲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움직일 수 있다. 조금 후부터는 왼쪽에 계곡을 끼고 간다. 물 흐르는 소리와 새 소리가 함께하는 구간이다. 딱히 길을 찾기 어려운 곳은 없지만, 중간에 폐쇄된 등산로(작업로)가 하나 있으므로 그 쪽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 멀쩡한 대낮이라면 잘못 들어갈 일은 전혀 없긴 하다. 이 구간에 접어들면 선자령 부근까지는 휴대전화가 불통(2012년 6월 현재, 3G망 기준)이므로 참고한다. 잠시 전화기는 꺼두셔도 좋을 구간이다.
쉼터를 지나서 조금 더 가다 보면, 뭔가 익숙치 않은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나뭇잎 사이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풍차들이 하나둘씩 보일 것인데, 이 풍차가 돌면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바로 이 웅웅 소리의 정체이다. 소리가 크다기 보다는 아주 낮고 작게 웅웅거리는데, 은근히 신경이 쓰일지도 모른다. 이 구간은 전반적으로 정상을 향해 오르는 오르막 코스인데, 그렇다고 길이 험하거나 가파른 건 아니다. 눈 앞에 큰 임도가 나타나면 사거리에 도착한 것. 이제 선자령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소제목 타이틀에 시간을 계속 기록하고 있는데, 이 시간들은 실제 도착 시간을 의미하지만, 순수하게 소요시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넘어가겠다. 즉, 중간에 쉬거나, 사진 찍으면서 지체하거나 한 시간들이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제 소요 시간은 각 구간별로 기록된 시간의 차이값보다 더 적을 것이다.
사거리에서 임도를 따라서 올바른 방향을 잡아(직진 방향으로 큰 길(임도)을 따라 간다. 정면의 산길은 등산로가 아니므로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이쯤 오면, 한동안 뜨지 않던 휴대전화의 안테나가 뜨기 시작할 것이다. 와아.
잠시 후, 전방이 탁 트이면서 수많은 풍차들을 볼 수 있다. 이 길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멋이 아닌가 한다. 정말 휴대폰 카메라로 찍기에는 너무 아까운 풍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못 가 숲 속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숲 속으로 꺾어올라가야 한다. 약간 경사가 급한 길인데, 그리 길지는 않다. (사진 찍으면서 노느라 도착 시간이 늦은 것 뿐이다.) 백두대간 표지석이 보인다면 드디어 선자령에 도착한 것이다.
필자처럼 10시경에 선자령을 오르기 시작했다면, 선자령 정상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면 딱 좋을 것이다. 백두대간 표지석과 함께 해발 1157미터 선자령 표지석이 놓여 있다. 잠시 풍경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좋을 듯 하다. 다만 선자령의 변덕스런 날씨에는 항상 주의를 하도록 하자. 먹구름 몰려오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게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만약 비를 만난다면, 이곳에선 비를 피할 곳이 마땅치가 않다. 가까이든 멀리든 천둥 소리가 들린다면 신속히 대피할 것.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 넓게 펼쳐진 풀밭길을 한동안 걷게 되는데, 조금 후 숲길로 들어간 후에도 줄곧 정상을 따라 걷는 길이기 때문에 힘이 들지도 않는다. 중간에 갈림길이 하나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도 대관령이지만 바우길 1구간은 전망대 쪽으로 가는 길(왼쪽 길)이다. 만약 시간이 촉박하다면 전망대를 생략하고 오른쪽 길로 접어들 수도 있겠지만.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지금까지의 길보다 좀 가파르니 쉬엄쉬엄 올라가도 좋겠다.
아, 전망대라고 해서 뭔가 엄청난 게 있는 건 아니니 기대는 하지 말자. 그냥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조금 넓은 공간을 나무로 만들어뒀을 뿐이니까. 워낙 높은 곳이라, 구름 구경하는 재미다. (^^)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바로 아까의 갈림길과 만난다. 매우 잘 만들어진 산책길이다. 전방에 뭔가 이상한 시설이 보이는데, 굳이 알 필요가 없는 시설이므로 그냥 넘어간다. 이 길을 통과하면 시멘트 포장도로가 등장하며, 이 길은 KT송신탑 근처를 지나서까지 계속 이어진다. 바로 위에 있는 그 이상한 시설로 접근하기 위한 접근도로이겠지만, 푹신한 산길을 걷다가 갑자기 시멘트 도로를 걸으려니 발바닥에 피로가 가중되는 느낌이다. 등산화 따위 없이 그냥 운동화를 신고 걷다 보니 발생하는 부작용일 지도 모른다.
KT송신탑 바로 앞에서 국사성황당 쪽에서 나오는 바우길 2구간(대관령 옛길)과 만난다. 시멘트 도로가 싫어서, 여기서 국사성황당 방향(대관령휴게소에 이르는 2구간 역방향)으로 틀까 하고 잠깐 고민했었다. 만약 여기서 국사성황당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간다면, 국사성황당을 거쳐 풍해조림지 1-2구간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거기부터는 양떼목장 옆을 지나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코스다. 그러나 어차피 1구간을 걷기로 한 것이었기에, KT송신탑을 지나 계속 걸어내려가는 길을 선택했다.
KT송신탑을 지나면서 웬 목책들이 길 옆에 보이기 시작했다. 대체 저것들이 무엇인지 당장은 알지 못했지만, 조금 내려가니 알림판이 있었다. 과거 군부대가 주둔하던 주둔지(벙커)를 폐쇄하면서 생태계를 복원한 지역이라고 한다. 웬걸. 목책 안쪽으로 나물을 채취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이는데, 사실 불법채취다. (...)
시멘트 길을 따라 가다 보면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여기서 이정표를 잘 보고, 시멘트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차단 바를 지나 비포장 도로를 따라 간다. 제3벙커터라고 표지석도 있으니 못 찾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만 더 가면 넓은 공터가 나오는데, 그 바로 직전에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곧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면서, 처음 출발했던 대관령휴게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총 12km의 선자령 풍차길이 끝나는 순간이다. ^^
1) 앞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변덕스러운 기상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필자도 하산 도중에 물벼락을 맞았다) 반드시 바람과 소나기에 대비해야 한다. 바람막이 옷과 비옷을 꼭 준비한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경우에는 특히 안개에 주의하고, 가급적 안개가 걷힌 후에 출발하며, 산에서 안개를 만난 경우 길을 잃지 않도록 특히 주의한다.
2) 대관령휴게소에서 횡계나 강릉으로 나오는 대중교통수단이 없으므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를 이용해서 횡계까지 나와야 한다. 다만 하절기 토/일요일에 한하여 운행하는 강릉행 시내버스(503-1)가 1일 2회 있으므로(필자는 이용해보지 않았다.) 시간이 맞는다면 이를 이용할 수도 있겠다.
위 페이지에서 노선번호 503-1번을 선택하면 된다. 버스 출발 기점이 어디인지를 잘못 확인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만약 강릉시외/고속버스터미널로 갈 생각이라면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야 한다. [홍제동 주민센터] 에서 하차하여 강릉시청 방향으로 걸어올라가면 강릉시청을 지나 아래쪽에 시외/고속버스터미널이 보인다.
3) 도중에 식수나 먹을 것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없으므로, 대관령휴게소에서 식수 등을 모두 준비한 후 출발해야 한다.
☞ 태그: 대관령, 선자령, 풍차길, 강릉바우길, 1구간, 바우길,
☞ 트랙백 접수 모듈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 덧글이 2 개 있고, 트랙백이 없습니다.
□ 저니리 님께서 2012-06-08 23:10:56 에 작성해주셨습니다.
동부 CNI 갈거면 우리 연구실이나 오라고!
⇒ 부엉이 님께서 2012-06-09 06:47:59 에 답글을 작성하셨습니다.
....이 사람..... -_-;;
□ ct90 님께서 2012-06-13 21:38:51 에 작성해주셨습니다.
정성스런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이번주에 선자령 가려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부엉이 님께서 2012-06-16 15:03:36 에 답글을 작성하셨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저도 기쁜 일입니다. 안전한 산행 되시길.. ^^
(C) 2000-2023, Owl-Networks. Powered by Perl. 이 페이지는 HTML 5 표준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