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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류: 이런저런 이야기 | 최초 작성: 2014-11-11 20:33:40 |
이런저런 사정으로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끝에, 찬바람 부는 11월에야 올해분 동미참훈련(24시간)을 이수했습니다. 하필이면 우리 지역 향토사단이 이번 11월 훈련부터 조별 자율선택훈련을 도입했더군요. (올해 마지막 훈련회차인데 어째서..)
첫 시행이라 조금 어수선하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정해진 훈련코스를 모두 이수(합격)하면 시간에 관계 없이 즉시 훈련종료 퇴소가 특징이었는데, 다른 지역 사단과는 달리 최소 훈련 이수 시간의 제한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과정 평가는 조별 평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합격/불합격의 판정은 조 단위로 이루어집니다만, 개인별 평가가 조별 평가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개인과 집단 모두 일정한 성과를 내야만 합격처리가 되었습니다. 예비군 개인도 열심히 훈련에 참여해야 하고, 조원들끼리도 어느 정도 손발이 맞아야만 과정 합격에 유리하다는 거죠. 특히 분대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지더군요. 그런 때문인지, 둘째날부터는 손발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입소(같은 조에 편성되기 위해)하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저야 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 그러거나 말거나 편성해주는대로 들어갔습니다만..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훈련의 강도는 작년보다도 더 세진 느낌이었습니다. 돌산에서 포복으로 박박 기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보충역 출신이라 안 그래도 제대로 교육 못 받았는데, 남들 다 가 있는데 혼자 뒤에서 겔겔거리고 있을 때의 비참함이란...) 낮은포복 코스에 오르막 내리막.. 돌에 걸리고 바위에 걸리고... 철조망 하단통과 하다가 여기저기 긁히고.. 훈련이 끝나고 나니 무릎이고 팔꿈치고 성하지가 않더군요. 이거 예비군 훈련 맞나...
감상이라면, 역시 예비군에게 최고의 인센티브는 조기퇴소구나 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는 정도일까요. 우리 지역 예비군들이 예비군 훈련에 (타 지역에서 들리는 이야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협조적인 것 같다는 느낌은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엔 특히 다들 정말 열심히 훈련을 받더군요. 심지어 예비군이 뛰어다닙니다! 누가 통제하지도 않는데 알아서 식당 앞에 줄이 만들어지고 말이죠. 뭐, 적당히 받고 말지 하는 생각으로 입소했더라도, 다들 조기퇴소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니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서 같이 열심히 하게 되는 거죠.
이 시스템이 그대로 내년 훈련에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만, 이대로 잘만 운영된다면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래도 저래도 개기는 문제 예비군이 조에 포함되어 있으면 죽도 밥도 안 되는 게 문제인데, 이런 인원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그런 인원을 못 보긴 했지만요.
그리고 이놈의 저질체력... -_-;;; 애초에 훈련장 자체를 산중턱부터 산정상까지 빙둘러 만들어놓은 덕에 그거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환장할 지경인데, 거기서 기고 뛰고 하려니.. 심지어 마지막 날 점심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습니다. 탈진해서 밥이 넘어가지 않더라고요. 나원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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